안다르는 레깅스를 중심으로 하는 애슬레저 브랜드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빅 모델들이 등장하는 공격적인 TVC, 요가 강사 출신의 CEO의 '레깅스에 내 몸을 맞추기 보다 내 몸에 맞춘 레깅스'를 만들겠다는 창업 스토리 역시 화제가 되었죠. 플러스 사이즈, 임산부 레깅스 라인의 출시는 브랜드 철학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여주기 위한 패션', '성 상품화'라는 레깅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고 안다르 역시 이에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모두의 레깅스' 캠페인은 안다르의 브랜드 철학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여성 커뮤니티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기획되었습니다.
내 몸도, 레깅스도, 더 강한 나를 위해 사용하는 도구야
여성의 몸과 운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몸이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더 오랫동안 할 수 있게 사용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생각. 운동이란 전시하는 몸에서 기능하는 몸을 위한 것이란 생각.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만난 많은 여성들은 '내가 이상해 보이지 않을까?'라는 부담감에 선뜻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운동을 더 잘하기 위해 만들어진 레깅스는 가감없이 몸매를 드러내기에 운동에 대한 부담감을 더 키우기도 했죠. "여자란 예뻐야해. 얌전해야해. 고와야해"라는 관습과 편견을 여성 스스로도 가지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몸매를 드러내기 위함이 아닌 운동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드는 레깅스와 체형도, 나이도, 부담감도 모두 떨쳐버리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여성들의 '바디 포지티브' 이야기. 진정한 '모두의 레깅스'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플러스 사이즈에서 77세 패션 모델까지, 전형적이지 않은 전형적인 여성들의 이야기
'바디 포지티브' 컨셉을 진정성있게 전달 하기 위해 많은 관습을 탈피하기로 합니다.그동안 광고에서, 특히 레깅스 광고에서 볼 수 없었던 플러스 사이즈 모델, 시니어 모델, 거친 운동을 하는 모델들이 과감하게 기용되었고 카피는 설득하는 논조를 최대한 배제하고 메세지를 자연스럽게 와닿도록 쓰여졌습니다. 비주얼 역시 예쁘게 담기 보다는 거칠고 강렬하게 담아내었어요. 전형적이지 않은 이 광고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일반적이고 전형적인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그녀들의 일상과 도전이 거침없었죠. 나와 같은 모델들의 강인한 모습에 많은 여성들의 호응이 따랐습니다.
특히 명예의 전당의 영예를 안은 'Ageless - 요가편'은 모델 최순화님의 실제 스토리를 기반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어서 더 큰 반향을 이끌어 낸 것 같습니다. 굴곡 많은 삶을 살아 오셨지만, 이루어 질지 알 수도 없는 꿈을 위해 고된 간병인 생활을 하면서도 밤새 모델 워킹 연습을 하셨고, 결국 77세 패션 모델로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되신 감동적인 일화는 광고 제작에 큰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역시 젊은 사람들 조차 힘든 장시간 촬영 내내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여유를 잃지 않으시면서 고난이도 요가를 당당히 소화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